#배틀로봇 D - 60


배틀로봇 대회가 두달 앞으로 다가오고, 우린 ESC, BEC 등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 거의 완벽하게 숙지를 했다.
가장 걱정이었던 건, 우리 팀은 마이크로 리시버를 사용하여 굉장히 작은, 약 1g에 달하는 수준의 초소형 리시버를 납땜하여 사용했는데,
타 팀원들은 모두 간단하게 금방 연결이 되는 30여 그람 정도의 큰 리시버를 사용했다.

큰 리시버의 장점은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고,
작은 리시버의 장점은 무게의 이점크기의 이점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시점에서 3D 프린팅으로 결과물을 하나 둘 뽑기 시작했는데, 문제점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 3D Printer의 한계

3D Printer의 한계가 있어, 사포질과 구멍의 크기가 들쑥늘쑥하거나, 위치가 제대로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즉, 공차를 벗어난 오차가 발생했고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
파츠를 동시에 뽑는 중, 필라멘트가 한정되어 있어 원하는 색상 모형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 만족을 했고, 이 부분은 인두기로 구멍을 뚫거나, 직접 갈아서 뚫었다.

  1. 크기 이해도 부재

우리는 각자 무게를 측정하고, Solidworks를 통해 370g이라는 여유로운 무게에서 출발했다.
유일하게 들어가지 않은 건 스펀지 타이어의 무게였고, 이는 10g 내외라고 판단했기에 454g이라는 허용 범위 내에서는 여유가 있었다. 외부에 알루미늄 판을 붙여 충격 흡수의 역할을 시행하려고 했으나, 내부에 부품이 아주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납땜한 선들은 약하게 붙어 자주 떨어졌으며, 이 위치를 고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초기에 바닥에 구멍을 뚫고 케이블 타이로 변속기와 수신기를 고정시킬 생각이었기에 고정시켰으나, 선이 한 번 떨어지면 대공사를 치뤄야 했다.

  1. 설계적 결함

설계를 할 때에는, 단순히 볼트를 꽂아 넣기만 하면 된다고 어리숙한 판단을 했다.
즉, 그냥 구멍이 있고, 크기가 볼트가 지나갈 공간이며, 뚫고 나왔을 때 너트가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는 볼트가 들어가는 공간을 고려하지 않았다.
워낙 작은 로봇이다 보니, 볼트가 들어갈 공간이 없어 체결이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 우리는 대학생 2년 생활을 허송세월로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간단한 것도 수행하지 못하다니.

배틀로봇을 출력하려면 평균 9시간의 시간이 걸렸다. 이후 간단하게 다듬고 체결하며 내부는 내부대로, 외형은 외형대로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하드웨어의 최종 결과물을 확인했을 때는 약 30일이 남아있을 시점이었다.

Image

9월 11일날 촬영한 디자인 80% 확정본. (대회 D-30) (나머지는 3D Printer 출력 장소에서 출력을 해가며 조금씩 깎아나갔다.)

배틀로봇 D - 21


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왔으나, 우리는 여전히 완성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원 스위치를 체결해야 한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전원 스위치를 로봇사랑 동아리에서 구했고, 이내 연결을 하다 쇼트가 발생했다.

이 이후 기판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어디에 문제가 생긴건지 도통 찾을 수 없었다. 이전까지는 모터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모터가 제대로 돌지 않거나, 무기 모터가 돌아가지 않거나 하는 등의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 발생

모터가 돌아가게 됐지만, 너무 느린 속도로 작동했다.
우리는 그 때가 되어서야 우리가 배웠던 지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회로이론때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멀티미터를 찍어 전압을 측정하고 기록했다.

당연하게도, 결과물은 60mV라는 초저전압이 인가되었고, 배터리의 문제는 아니었다.
배터리는 11.1V, 3S의 적합한 전압이 잘 인가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서브로 배달온 4CH 수신기를 이용하니 성공했다.

2만원대의 비싼 ESC를 사용했지만, ESC도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한 파츠 한 파츠가 말썽을 부리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7일이 되는 시점에 진정한 문제점을 발견했다.

알루미늄 판을 덧대기 전, 이쁘장하고 알록달록한 배틀로봇의 사진이다.

Image

배틀로봇 D - 7


여러 문제점들이 겹쳐 있었고, 여전히 해결은 해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중, 도착한 스펀지 타이어를 제작해 끼우자 바닥이 쓸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화이트보드와 계산기를 확인했다.
분명, 원의 둘레를 계산했고, 이 원의 두께 값을 분명 정확하게 계산해냈다.
그렇게 우리는 바퀴를 한참 쳐다보다 깨닫게 되었다.

변형과 처짐.
반드시 계산했어야 했고, 놓쳐서는 안되는 사안이었다.

이상적 결과를 보여주는 Solidworks에서, 우리는 변형에 대한 계산을 진행하지 않았다. 거기다, 370g 이었을 때에는 바닥이 아슬아슬하게 끌리지 않았으나 알루미늄 판을 덧대자 생긴 문제에서 깨달았다. 큰 일 났 다 !

일단 스펀지를 한 겹 더 둘렀다. 사실, 이렇게 해결하면 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불안한 마음은 언제나 남아 있었다.
이거, 만약 타이어를 타격당한다면 분명 타이어가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거다.
타이어에 무언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내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배터리도 다 들어가고, 선들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루 전 날, 우리는 구동 테스트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한 쪽 바퀴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운전을 해야하는 본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배틀로봇의 배를 뒤집어 까고 Trouble shooting을 진행했다.

이 문제는 새벽이 되어서도 해결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이대로 완성해서 가기로 했다.

배틀로봇 D - DAY

아침 6시, 나를 제외한 모든 팀원들은 밤을 샜다.
졸음운전을 하면 안되기에 나는 당연하게도 2시가 되기 전쯤 들어가 잤다.

아침 일찍 Seoultech에 도착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각자의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Image

다른 팀들은 배틀로봇 대회에서 대진표를 확인하고 있을 동안, 나는 어제 살펴보지 못했을 법한 부분들을 살펴보았다.
살펴보자 금방 답에 귀결되었다. 이건 모터 드라이버가 Out이다.
DC 모터 드라이버 대체품이 두 개가 더 있었기에, 교체를 해보자고 말했다.
시간이 얼마나 줄 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해내지 못한다면 어차피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그 장소에서 등을 까서 하나하나 부품을 해체하고 다시 납땜하기 시작했다. 금방 만들어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

Image

  • 결국 다시 닫았다.

모든 DC 모터 드라이버들이 망가져 있었고, 비교적 싼 DC 모터 드라이버를 구매한 것을 후회했다.
아니, 정확히는 후회했었다. 우리가 납땜을 적정 온도에서 적정 시간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첫 경기에 출전했고, 서로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의 로봇은 한 발이 절름발이였고, 오른쪽 바퀴를 정상적으로 구동할 수 없어 ‘패배’ 처리 되었다.

이 때, 우리는 좌절했다.
우리의 패배 요인은 모터 드라이버에 대한 이해 부족, 지식 부족, 경험 부족, 시간 부족이었다. 우리가 나태하게 준비했기에, 이 결과물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패자 부활전이 다가오고 있었고, 우리는 사실상 움직일 수 없었기에 상대가 가만히만 있어줘도 지는 수준이었다.
그 때, 우리 팀원이 멈추지 말고 두 바퀴를 이어보자고 했다.

즉, 전진 후진만 가능하게 하는 로봇을 만들자는 뜻이었다.
팀장인 내가 결국 결정을 했어야 했고, 나는 이를 받아들였다.

모터의 +, -를 각각 엮어 두 모터가 동시에 움직이게 했다. 직렬로 연결되어 내부 저항이 조금씩 다른 모터가 당연히 서로 RPM이 다르게 움직였기에 정확한 직진은 불가능했다.

Image

이후, 패자부활전에서 두 번 연속으로 경기에서 승리했다.
만약 경기 영상을 찾아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진 후진밖에 되지 않아 전진 시 각도의 변화, 후진 시 각도의 변화를 이용해 위치를 잡고 상대와 전투했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상대방이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었고, 우리 팀의 공격 방식은 상대의 공격을 제대로 튕겨내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작고 단단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었는데, 상대가 제대로 공격을 할 수 없으니 사실상 꽁승에 가까웠다.

마지막 경기에 돌입했을 때에는 사실상 이길 수 없는 상대가 나왔다.
학생들이 만들어낸 3D Printer로 제작된 팀과, 단단한 티타늄으로 제작된 팀이 몇 개 나왔다.
티타늄으로 제작된 팀을 만나자 맹렬한 공격이 퍼부어지고, 우리는 생각보다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댄 알루미늄은 신이었다.

내부 3D Printing 된 필라멘트에 제대로 된 공격이 가해지지 않았고, 대부분의 충격은 날라가도 스펀지로 흡수했다.
그에 반해 상대방은 날라가면 찌그러지는 등,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이 때, 우리는 승산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가 실수한 것들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 타이어가 공격받자 이전에 생각한 대로 망가졌다. (김밥마냥 풀어졌다.)
  • 계속해서 공격을 받자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다. (선이 떨어졌다.)

끝나고 나서 확인해 본 결과, 우리는 우리가 실수했던 하나 하나들이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학교에서 있던 빵판용 선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는 납땜을 위한 선이 아니다.
  • 타이어 계산을 실수했다. 타이어를 냅다 이어붙혔으니 공격받으면 떨어지는게 당연했다.

우리는 우리의 실수를 인정했고, 4전 2승 2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다음번에는 더 나은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Trouble shooting 하는 과정에서도 뜻깊었다.

만약,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제대로 보여주리라 생각했다.

Image

그렇게 우리는 사진을 찍고, 타이어가 너덜너덜해지고 내부 선이 끊겨버린 배틀로봇을 품에 안았다.
다시 돌아간다면 많은게 바뀌었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상패를 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었지만,
우리는 상패만큼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다.

얻은 결과

> Trouble shooting 방법
(Multimeter, 단독 전원 인가 테스트, 더 꼼꼼한 이론 점검)

> ESC, BEC 개념, RPM에 따른 구동.

> 역학적 개념 (처짐, n차 모멘트)

> 판금 설계 방법 (힌지, 휨, 구멍, 보강대 등)

> 로봇 설계 경험치

> 쓰라린 패배의 고통